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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I 디자이너를 넘어, 제품을 키우는 '프로덕트 빌더'로

코인원 디자인 팀장 창현님의 이야기

# 화면 뒤의 '본질'을 보는 리더의 합류

Q1. 창현님! 피처폰 UI 디자인 시절부터 메신저, 커머스 등 다양한 서비스를 거쳐오셨는데요. 수많은 선택지 중에서 지금 ‘코인원’을 선택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피처폰 UI 디자인부터 시작해서 한 20년 넘게 디지털 서비스를 만들어왔습니다. 콘텐츠 플랫폼도 해보고 메신저, 커머스 등 여러 서비스를 거쳤고요. 최근에는 프로덕트랑 브랜드를 하나의 경험으로 묶는 디자인 조직을 리드했습니다. 커리어 초반에는 화면을 잘 만드는 일에 집중했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무엇을, 왜 만드는지’에 더 관심이 생겼습니다. 사용자의 행동은 어디서 바뀌는지, 신뢰는 어떤 경험에서 만들어지는지, 좋은 제품은 어떤 기준 위에서 나오는지 같은 질문들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코인원을 선택한 이유도 이와 맞닿아 있습니다. 거래소들을 경험해 보면 제공하는 사용자 경험이 대체로 유사한 편입니다. 기능은 많은데 사용자 관점에서는 여전히 어렵고, 새로 정의해야 할 과제도 많습니다. 특히 지금은 가상자산이 제도권 금융 안으로 들어오는 시기입니다. 앞으로는 거래 중심의 서비스를 넘어, 금융 서비스 수준의 높은 신뢰와 사용성이 요구될 것입니다. 아직 새롭게 만들어갈 영역이 많이 남아 있고, 그렇기에 도전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Q2.일반적인 서비스와 비교했을 때, 금융·거래소 서비스를 디자인 하는 건 어떤 점이 가장 다른가요? 가장 큰 차이는 신뢰입니다. 커머스에서는 결제를 잘못해도 취소하거나 수정할 기회가 있지만, 거래 서비스에서는 작은 실수 하나가 실제 자산 손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거래소 디자인은 사용자를 설득하는 디자인이 아니라 사용자가 스스로 올바른 판단을 하도록 돕는 디자인에 가깝습니다. 이 버튼을 누르면 어떤일이 생기는지, 내가 입력한 수량이 맞는지, 지금 어떤 상태에 있는지, 이런 것들을 사용자가 불안하지 않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결국 사용성의 핵심 가치는 신뢰에 있습니다. 서비스가 사용자의 판단을 대신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단기적으로 특정 행동을 유도하는 다크패턴(Dark pattern)은 지양해야합니다. 사용자가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 정해주는 것보다,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게 훨씬 중요합니다. 신뢰는 사용자를 억지로 움직이는 데서 나오는게 아니라,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돕는 데서 만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

# 코인원 디자인 팀이 일하는 방식, 'High Standard'

Q3. 창현님이 생각하시는 좋은 디자인은 무엇인가요? 결과물을 볼 때 가장 먼저 무엇을 보시는지도 궁금합니다. 저는 ‘High Standard’라는 표현을 자주 씁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좋은 디자인은 특별한 화면 한 장보다, 제품 전체에 얼마나 일관된 기준이 적용되어 있는가에 더 가깝다고 느끼게 됩니다. 결과물들을 볼 때도 시각적인 완성도보다 먼저 보는 것이 있습니다. "사용자가 이 화면을 설명 없이 이해할 수 있는가?" "정보의 우선순위가 명확한가?" "다음 행동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는가?" "에러나 예외 상황까지 충분히 고려했는가?" 이런 본질적인 뼈대를 먼저 본 다음에 문구, 간격, 상태값, 인터랙션 같은 디테일을 봅니다. 앞서 말한 구조적인 완성도 위에 이러한 디테일들이 빈틈없이 채워질 때, 비로소 제품의 전체적인 인상과 퀄리티가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Q.4 디자인은 정답이 하나로 정해져 있지 않은 영역인데요. 팀이 흔들림 없이 공통의 기준으로 좋은 디자인을 판단할 수 있도록, 리더로서 어떤 노력을 하시나요 원칙(Principle)이 중요합니다. 리뷰를 할 때도 개인의 취향보다는 원칙을 먼저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팀이 흔들리지 않으려면 중심을 잡아줄 확실한 기준들이 있어야 하니까요. "이 선택이 사용자의 신뢰를 높이는가?" "인지 부담을 줄이는가?" "더 명확한 이해를 돕는가?" 리뷰할 때 항상 이런 질문들을 중심에 두고 함께 답을 찾아가는 편입니다. 또 하나 중요하게 보는 건 ‘시맨틱(Semantic) 기반의 사고’입니다. 컬러나 형태를 단순히 감각으로 쓰는 게 아니라, 각각이 어떤 의미를 갖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 먼저 정의하는 방식입니다. 경고인지, 안내인지, 확정인지, 예외 상황인지가 먼저 정리되어야 일관된 경험을 만들 수 있습니다. 취향은 공유하기 어렵지만 원칙과 논리는 공유할 수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높은 기준을 유지하려면, 결국 감각보다 원칙이 먼저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5. '속도'와 '완성도'는 항상 충돌하는 영역인 것 같습니다. 디자인팀 입장에서 두 가지 영역이 부딪힐 때 어떻게 결정하시나요? 전에는 속도와 완성도가 서로 반대편에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조금 다르게 보고 있습니다. 시스템이 잘 만들어져 있으면 둘 사이의 간극을 충분히 줄일 수 있으니까요. 디자인 시스템이 반복적인 결정을 줄여주고, 디자이너가 더 중요한 문제에 시간을 쓰게 해주는 덕분입니다. OSMU(One Source Multi-Use)도 같은 맥락입니다. 한 번 정의한 원칙과 컴포넌트가 여러 서비스와 채널에서 재사용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빠르게 만들면서도 제품 경험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AI가 이 과정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단순히 작업 시간을 줄이는 용도라기보다, 아이디어를 더 빨리 탐색하고 검증하기 위한 도구로 보고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건 빠르게 만드는 것 자체보다, 높은 기준을 언제든 반복 가능하게 만드는 구조를 갖추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문제를 정의하는 사람, '프로덕트 빌더'를 찾습니다

Q6.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디자인의 중요성에 대한 생각도 듣고 싶습니다. 디자인이 마지막 단계에서만 참여하는 구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문제 정의에서 빠진 채 화면만 설계하면 좋은 제품을 만들 기회도 줄어듭니다. 코인원에서는 디자이너도 PO(Product Owner)와 함께 문제를 정의하는 단계부터 참여합니다. 사용자가 어떤 문제를 겪고 있는지, 왜 이런 현상이 생기는지, 무엇을 먼저 풀어야 하는지 함께 논의합니다. 그리고 설계, 검증, 출시, 개선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관여합니다. 좋은 디자인은 마지막에 입혀지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같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높은 기준은 결과물이 아니라 문제를 정의하는 단계에서부터 시작되는 법이기 때문입니다.

Q7. 코인원 디자인 팀에 합류하면 어떤 경험을 하고, 또 어떻게 성장할 수 있을까요? 복잡한 문제를 다루다 보면 자연스럽게 보는 범위가 넓어집니다. 가상자산 시장은 지금 대중화로 넘어가는 길목에 있다고 봅니다. 이미 익숙한 사람들만 사용하는 서비스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금융 서비스로 바뀌고 있습니다. 그만큼 디자인이 해야 할 일도 많아집니다. 어려운 개념을 쉽게 설명해야 하고, 기술적인 구조를 사용자 경험으로 바꿔야 하고, 작은 불안도 줄여야 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디자인을 단순히 화면을 설계하는 일로 보지 않습니다. UI를 만드는 조직이라기보다 경험을 설계하는 조직에 더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사용자가 서비스를 처음 접하는 순간부터 거래를 하고 자산을 관리하는 과정까지, 전체 경험을 설계하는 일이니까요. 어떤 정보를 보여줄지보다 ‘왜 보여줘야 하는지’, 어떤 버튼을 만들지보다 ‘사용자가 어떤 판단을 해야 하는지’를 더 많이 고민합니다. 물론 쉬운 영역은 아닙니다. 금융, 기술, 규제 같은 요소들이 함께 얽혀 있어서 처음에는 낯설게 느껴질 수 있고, 공부해야 할 것도 적지 않습니다. 다만 생각보다 중요한 것은 가상자산 지식 자체보다 ‘문제를 이해하는 방식’이라고 봅니다. 실제로 저희 팀도 다양한 산업과 서비스를 경험한 구성원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새로운 시각으로 문제를 바라보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경험은 단순히 UI를 잘 만드는 것과는 조금 다릅니다. 제품을 이해하고, 비즈니스와 기술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사용자가 실제로 믿고 쓸 수 있는 경험을 만드는 일에 가깝습니다. 단순히 화면을 그리는 역할을 넘어, 제품을 주도적으로 키워내는 '프로덕트 빌더'로 성장하기 좋은 환경이라고 생각합니다.

Q8. 앞으로 디자인 팀이 꼭 해내고 싶은 건 무엇이고, 그 일을 어떤 동료와 함께하고 싶으세요? 앞으로도 결국 ‘High Standard’를 제품 전반에 더 일관되게 적용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사용자는 거래, 자산관리, 이벤트, 콘텐츠 등 서비스의 여러 접점을 오갑니다. 이때 각각의 독립된 기능이 아니라, 하나의 완성도 높은 제품을 쓰고 있다는 일관된 느낌을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또 하나는 AI입니다. 최근에는 단순히 AI를 사용하는 것 자체만으로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고 봅니다. 중요한 것은 AI를 얼마나 잘 활용(Harnessing AI)해서 더 좋은 의사결정을 내리고, 이를 더 좋은 제품으로 연결할 수 있는가입니다. 저희도 그 방법을 치열하게 찾아가고 있습니다. 다만 AI 역시 목적은 아닙니다. 높은 기준을 더 잘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자, 더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한 도구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해결책보다 문제 정의가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제품을 만들다 보면 다양한 요청과 아이디어가 나옵니다. 하지만 요청된 내용을 그대로 만드는 것보다, 정말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맞는지 먼저 봐야 합니다. 같은 현상을 보고도 어떤 사람은 기능의 문제로 보고, 어떤 사람은 정보 구조의 문제로 보고, 어떤 사람은 신뢰의 문제로 봅니다. 문제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제품이 만들어집니다. 결국 좋은 제품은 좋은 질문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정답을 빨리 내리는 사람보다 좋은 질문을 하는 사람과 일하고 싶습니다. 높은 기준을 가지고 문제를 조금 더 깊게 바라보는 사람이라면 코인원에서 재미있게 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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