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1. 안녕하세요 찬우님. 먼저 코인원에서 어떤 프로덕트들을 맡고 계시는지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코인원 프로덕트 팀에서 Product Owner로 일하고 있는 김찬우입니다. 커뮤니티부터 트레이딩까지, 유저가 코인원이라는 생태계에 머무는 경험 전반을 맡고 있어요.
제가 합류해 처음 맡은 미션은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코인원 커뮤니티를 '아케이드'라는 하나의 브랜드로 키우는 일이었습니다. 유저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려고, 지난 2년간 '수익률 인증하기', '홀더 배지', '가격 예측 투표', '인기 급상승 커뮤니티' 같은 참여형 기능을 2주 단위 스프린트로 빠르게 설계하고 출시해 왔어요.
최근에는 AI로 X(트위터) 속 유명 투자자와 인플루언서의 발언을 실시간으로 수집·번역해주는 기능을 선보였고, 지금은 스테이킹, 코인 빌리기, 규제 대응 영역까지 함께 보고 있습니다. 커뮤니티에서 시작해 트레이딩까지, 다루는 경험의 폭이 점점 넓어진 셈이네요.
Q2. 여러 영역 중 오늘 가장 깊이 있게 이야기 나눠보고 싶은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코인원 커뮤니티를 '아케이드'로 성장시킨 프로젝트입니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커뮤니티 기능들을 하나의 공간으로 모으고, 유저들이 서로의 투자 경험을 공유하며 긍정적인 자극을 주고받는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작업이었죠.
그중에서도 가장 애착이 가는 건 '수익률 인증하기' 기능입니다. 유저가 버튼 하나로 본인의 보유 자산 수익률을 게시글에 곧바로 인증할 수 있게 만든 기능인데, 결과적으로 아케이드 전체를 활성화한 핵심 동력이 되었습니다.
Q3. 아케이드를 활성화한 핵심 동력이었군요. 이 프로젝트는 처음에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당시 상황이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당시 회사가 전사적으로 그리던 그림은 '소셜 트레이딩 플랫폼'이었어요. 정보만 확인하고 빠져나가는 거래소가 아니라, 유저들이 모여 소통하고 그 흐름이 자연스럽게 거래로 이어지는 플랫폼이요. 하지만 당시 커뮤니티는 기능이 흩어져 있었고, 유저들이 굳이 들어와 머무를 매력도 부족했어요.무엇보다 가상자산 커뮤니티 특성상 "이 글을 쓴 사람이 진짜 투자자가 맞는지", "저 수익률이 조작된 건 아닌지" 서로 믿지 못하다 보니 소통이 겉돌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세운 가설이 "성과를 누구나 믿을 수 있게 직관적으로 보여주면, 막혀 있던 소통이 살아날 것"이었어요. 여기서 수익률 인증과 홀더 배지가 나왔고, 흩어져 있던 기능들도 '아케이드'라는 한 공간으로 묶었습니다.
Q4. 기능 통합과 신뢰 확보라는 가설을 세우셨는데, 출시 준비 과정에서 가장 판단하기 어려웠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수익률 인증 기능의 출시를 준비하면서, 데이터를 점검하다 신경 쓰이는 지점을 하나 발견했어요. 수익률 인증은 유저의 매수평균가를 기준으로 계산되는데요. 일부 케이스에서 화면에 표시되는 매수평균가와 기준 값 사이에 미세한 차이가 생길 수 있는 구조더라고요. 수익률을 인증해서 공유하는 기능이다 보니, 그 작은 차이도 유저 경험에 영향을 줄 수 있겠다고 봤어요. 금융 서비스에서 화면에 보이는 숫자는 결국 신뢰와 직결되니까요.
당장 체감되는 영향은 크지 않아서 그냥 넘어갈 수도 있는 부분이었어요. 그래서 감으로 판단하기보다 근거를 만들어보려고, 직접 영향 범위를 데이터로 정리해봤습니다. 정리해보니 방향은 명확했어요. 지금은 작아 보여도 수익률을 기반으로 한 기능과 이벤트가 본격적으로 돌아갈 걸 생각하면, 먼저 깔끔하게 정비하고 가는 게 맞다는 거였죠그래서 데이터를 선제적으로 정비하기로 했고, 작업도 큰 이슈 없이 잘 마무리됐어요. 덕분에 이후 수익률 기반 기능들을 안심하고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됐습니다.
유저와 함께 채워갈 '기분 좋은 여백'
Q5. 이 과정에서 함께한 팀원들은 누구였고, 그 안에서 찬우님은 주로 어떤 역할을 하셨나요?
소셜스쿼드 안에서 담당 기능들의 기획과, 기능에 연계한 참여형 이벤트·CRM 등을 맡았고, 앞서 말씀드린 매수평균가 이슈처럼 전사적 조율이 필요할 때는 개발팀과 운영팀 등 여러 조직이 함께했습니다.
그 안에서 제 역할은 크게 두 가지였어요. 하나는 기능의 'What'과 'Why'를 정의하는 일이었습니다. 수익률 인증의 계산 기준을 세우고, 조작이 불가능하도록 시스템을 설계하고, 보유하지 않은 종목은 어떻게 처리할지 정책을 정하는 것 제품의 뼈대를 세우는 작업이죠.
다른 하나는 팀이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판단의 재료를 깔아주는 일이었어요. 기술적인 해결은 개발자분들의 몫이지만, 그분들이 빠르고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흩어진 정보를 "지금 우리가 무엇을 결정해야 하는가"로 정리해 건네는 게 제 몫이라고 봤습니다.
Q6. 론칭 후 결과도 궁금하네요. 예상했던 반응이었나요?
아케이드는 처음 잡았던 핵심 목표를 대부분 넘어섰어요. 커뮤니티 방문율은 목표치를 넘겼고,, 누적 게시글은 출시 반년 만에 3배 넘게 늘었습니다. 그런데 저한테 가장 의미 있었던 건 트래픽 자체가 아니라, 커뮤니티에 들른 유저가 실제 거래로 이어지는 비율이 눈에뛰게 상승한 점이에요. 커뮤니티가 그냥 '노는 공간'에 머물지 않고, 거래소를 다시 찾게 만드는 진입점이 되기 시작한 거죠.
유저 반응도 생각보다 빨랐습니다. 따로 크게 알리지 않았는데도 자발적으로 수익률을 인증하기 시작했고, 오픈 효과가 가신 뒤에도 인증글 비중이 떨어지지 않고 유지됐어요. 순위를 매기는 경쟁도 아닌데 "나 이 코인으로 이만큼 벌었다", "이만큼 물렸다"를 솔직하게 나누고 싶어 하는 마음을 정확히 건드린 것 같아요.
물론 아쉬운 점도 있어요. 출시 시점에 마침 상승장이 겹쳐서, 지표가 시장과 함께 끌려 올라간 면이 분명히 있습니다. '순수하게 우리가 만든 효과'만 깔끔히 분리하긴 어려웠어요. 다만 이후 하락장에 접어든 뒤에도 방문율과 참여 지표가 단단히 버티는 걸 보면서, 이게 일시적 유입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자리잡았다는 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Q7.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PO로서 새롭게 깨닫거나 배운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매수평균가 이슈 때 제가 직접 기술적인 해법을 낸 것은 아니었어요. 대신 흩어진 리스크를 모아 "이걸 지금 방치하면 나중에 어떤 리스크로 돌아오는지" 데이터로 시각화했고, 그것이 리더십과 팀의 의사결정을 바꿨습니다. 화려한 기획안을 쓰는 것보다, 결정권자가 5분 안에 직관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상황을 명료하게 정리해 주는 것이 훨씬 더 큰 임팩트를 낸다는 걸 배웠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이건 좀 더 즐거운 배움이었어요. 기능을 출시하고 난 뒤에 유저가 원래 의도와 다르게 쓰는 걸 지켜보는 재미가 있더라고요. 수익률 인증도 처음엔 '수익 자랑, 성과 공유'를 염두에 두고 만든 기능이었는데요. 정작 유저들은 엄청난 마이너스 수익률을 인증하며 서로를 위로하고, 그걸 유쾌한 밈으로 소비하더라고요. "나 이만큼 물렸다"가 자랑이 되는 광경은 제 기획서엔 없던 장면이었어요. 그때 깨달았어요. 좋은 프로덕트는 기획자가 모든 쓰임새를 완벽히 설계한 게 아니라, 유저가 자기 방식대로 채워 넣을 '기분 좋은 여백'이 있는 거라고.
시장의 정보 격차를 좁히는 프로덕트
함께 만들어요
Q8. 앞으로 찬우님이 코인원에서 더 해결해 보고 싶은 과제는 무엇인가요? 함께할 동료들에게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크립토 거래소라는 환경이 이 일을 확실히 다르게 만들어요. 유저들이 숫자에 극도로 민감하고, 데이터 하나의 신뢰도가 곧 제품과 브랜드 전체의 신뢰로 이어지거든요. 다른 서비스라면 가볍게 넘어갈 작은 허들도, 여기선 '유저의 소중한 자산'과 직결되니 늘 긴장감이 감돕니다. 그 치열함 속에서 제품을 만드는 게 어렵기도 하고, 그래서 더 재미있기도 해요.
아케이드가 '유저들이 서로를 믿게 만드는' 일이었다면, 앞으로 더 파고들고 싶은 건 '정보의 격차'예요. 크립토 시장은 정보 흐름이 빠르고 비대칭이 심해서, 소수의 정보 강자가 시장을 끌고 가고 다수의 일반 투자자는 소외되기 쉽습니다. 실시간 X(트위터) 인플루언서 번역 기능도 그 격차를 좁히려는 첫걸음이었어요. 앞으로는 흩어진 정보를 AI로 가치 있는 인사이트로 재가공해서, 일반 유저도 정보 격차 없이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게 돕는 프로덕트를 더 키우고 싶습니다.
함께 이 문제를 풀 동료는, 주어진 기능 목록을 그대로 받아 적기보다 "이 기능이 왜 사용자에게 필요한가"를 먼저, 그리고 끊임없이 묻는 분이면 좋겠어요. 거래소 프로덕트는 정책·규제·기술 제약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길을 잃기 쉽거든요. 그 복잡함 속에서도 중심을 잡고 '사용자의 본질적인 문제'를 끝까지 파고드는 분이라면, 코인원에서 정말 즐겁게 큰 임팩트를 만들 수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